너무 늦은 혹은 너무 이른 아뜰리에
2007
에르메스 미술상 후보전
아뜰리에 에르메스, 서울

임민욱은 이번 에르메스 미술상 전시에 싱글채널 비디오 한 점과 연질 우레탄, 라텍스 등을 이용한 조각적 설치 총 5점으로 구성되는 "너무 이른 혹은 너무 늦은 아뜰리에..." 를 제안한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게 되는 임민욱의 작업 방식은 사소할 수도 있는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시도로부터 출발한다. 작품들은 작가가 한국사회에서 소화불량에 걸린 모더니즘을 체험하며 자율적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을 담은 대화체 영상작업인 싱글채널 비디오와 서로 다른 재료들의 설치작업으로 이루어져있다. 구체적으로는 작업실 없는 작가적 상황과 나아가서는 작가의 도시적 삶의 방식에 관한 개인적 해결로서 땅바닥을 캐스팅한 라텍스 카페트, 순식간에 굳어버리는 연질우레탄의 특성을 통해서 통제가 불가능한 시급한 난제를 암시하는 일명 가사미술(household fine art)이라는 냉장고 작업, 작가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겉과 속의 차이, 작가가 바라는 것과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한 비유로 제안된 변형된 자동차 바디커버 등이 설치되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가의 작업과정을 기록한 사진들이 잉크젯프린트 가제본 1권으로 만들어져 놓여진다..이 사진기록 작업은 “뭘 하던지 늘 딴 생각을 하며 제대로 하는 것은 하나도 없지만 그래서 뭐든지 할 수 있는* 권력보다는 잠재력을 키워나가고 절대 심각하지 않게 "제 2판의 1쇄"를 가제본하는 작가의 희극적 아뜰리에”를 보여주는 장치가 된다. 이와 같은 임민욱의 "너무 이른 혹은 너무 늦은 아뜰리에..."는 작가가 사회와 관계를 형성하며 거기서 비롯되는 타자와의 다양성과 차이를 수용하고, 나아가 ‘함께 살기’와 ‘함께 하기’를 제안하는 자기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한 발언으로 읽어볼 수 있다. 임민욱에게 혹은 우리에게 "너무 이른 혹은 너무 늦은 아뜰리에..."가 필요한 이유는 과거와 함께 일그러진 관계 속에서 다형적이고 복합적인 세계들을 열고 거기서 또 다른 실천의 가능성을 찾기 위해서가 아닐까한다. 과속으로 질주해 온 왜곡된 우리의 근대화 과정 속에서 임민욱이 탐구하는 영역은 유동적이고 일시적이며 다중적 의미로 가득차있다. “너무 일러서 너무 늦어서 다시 기다리고 모색하며 준비하는 동안만 우리의 이상형이 존재하지 않던가...”라는 작가의 말처럼 말이다.

*The first impression of the second edition 싱글 채널비디오 대사 가운데서 인용

-

Too Early or Too Late Atelier
2007
The 7th Hermes Korea Art Prize,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