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Title Match
Minouk Lim vs. Young Gyu Jang
Night Shift

Introduction
Beck Jee-sook
Director, Seoul Museum of Art

As an annual exhibition representative of Buk-Seoul Museum of Art, Title Match was first launched in 2014 with a two-person exhibition format. It invited a veteran figure of Korean art alongside a prominent contemporary artist from the next generation. Beginning in 2018, marking the museum’s fifth anniversary, Title Match took on a parallel format, forgoing the generational distinction and instead introducing two contemporaneous artists pursuing dissimilar artistic media, directions, and identities. In 2020, the project invited an artist and an art theorist to transform the format once again, taking into consideration the changing times and emphasizing its role as a communicative and collaborative event.
Then, in 2021, Title Match brought together artist Minouk Lim and musician Young Gyu Jang under the title Night Shift. Here, the word “shift” serves as more than a title, taking the format of the exhibition—which started out as a competition and evolved into a communicative and collaborative process—to another dimension. “Shifts,” as a widely used system of labor in which multiple personnel inhabit a single space at different times, differ from “replacements” in that the former is a process of familiarizing oneself with the principles of circulation and sharing. Shifts define standardized labor, calculated in units of time, and also serve as a tool to highlight the intersection of time, the “threshold” or the “end of the shift” that workers eagerly await. This is perhaps why we find ourselves obstinately trying to identify where one shift ends and the other begins as we explore Lim’s visual works and Jang’s audio works across the lower and upper floors of the exhibition space. As is the case in human perception, vision and hearing rarely operate separately when we perceive the world around us. However, one sense tends to be amplified when trying to overcome a certain threshold of disability. In this sense, Lim and Jang’s exhibition seems to present cut-up and sampled fragments of today’s standardized experience of an exhibition, proposing a reconstructive principle out of a few standout scenes.
“Night Shift” is also the title of a number in the 1978 musical Light of a Factory by Min-Gi Kim, a bleak time towards the end of the Yushin Regime. The methodology for this exhibition is said to have been conceived when Lim agreed to film Jang’s band Leenalchi reproduce the song “Night Shift” for a tribute album dedicated to Min-Gi Kim. In the late 1970s, Light of a Factory was illicitly copied onto some 20,000 cassette tapes to be distributed around the globe. The musical, which encouraged laborers working in poor conditions to not lose hope and take charge of their destiny, was like a tiny star that became a beacon of light for workers enduring that pitch-dark period in history. Decades later, in autumn 2021, amidst a seemingly endless pandemic, Lim and Jang re-introduced this song in the exhibition space. Hence, this exhibition, rather than as a hymn for night shifts themselves, should be taken as a song sung in rounds, requested in memory of the nights spent in shifts and the starry skies in between.

2021 타이틀 매치 임민욱 vs. 장영규
교대 Night Shift

2021.10.13.-11.21.
서울시립 북서울 미술관
사진 김은솔 김현철 김상태

인사말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의 대표적인 연례 전시인 타이틀 매치는 2014년, 한국 미술의 대표 원로 작가와 동시대 미술에서 주목할 만한 활동을 보이는 차세대 작가를 한자리에 초대하는 형태로 시작했습니다. 개관 5주년을 맞이한 2018년부터는 기존의 세대 구분을 넘어서서 매체는 물론이고 작업 방향과 작가적 개성이 상이한 동시대 미술작가들을 살펴보는 병렬적 포맷의 전시로 변모했고, 2020년에는 미술작가와 이론가를 초청하여 타이틀 매치라는 구도를 오늘에 맞게 갱신하고 대화와 협업의 의미를 제고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2021년 미술가 임민욱과 음악가 장영규가 참여하는 타이틀 매치는 ‘교대’라는 제목을 달고 있습니다. 여기서 교대는 제목에 그치지 않고, 경쟁 구도로 시작해서 대화와 협업의 과정으로 진화했던 타이틀 매치의 전시 형식을 또 다른 차원으로 이동시킵니다. 노동 현장에서 시간상으로 공존할 수 없으면서도 같은 공간을 각기 살아내는 방식으로 통용되는 교대는, 단순한 교체와는 다르게 순환과 공유의 원리를 익혀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또한 교대는 시간 단위로 계산되는 노동의 표준화에 관한 정의이자, 복무자들이 교대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듯 시간과 시간이 교차하는 ‘문턱’을 부각시키는 하나의 설정이기도 합니다. 두 층의 전시장을 오가며 임민욱의 시각장과 장영규의 청각장이 교대할 때, 우리가 굳이 두 영역이 겹쳐지는 교대 시간을 전시장 어디에선가 탐색하게 되는 이유도 그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한편으로 시각과 청각은, 우리 몸이 그렇듯 따로따로 세상과 주변을 지각하는 경우가 드물긴 하나, 특정 장애의 문턱을 넘을 때는 유독 나머지 단일 감각이 증폭되곤 합니다. 그로 인해 미술가 임민욱과 음악가 장영규의 타이틀 매치는 오늘날 동시대 미술의 전일화된 전시 경험을 각기 잘라내서 샘플링하거나 비선형적으로 이어 붙임으로써, 도드라지는 몇몇 장면들의 재구성 원리를 제안합니다.
교대는 1978년 유신정권 말기 암흑기에 제작된 김민기의 노래극 <공장의 불빛>에 나오는 노래 제목이기도 합니다. 장영규가 이끄는 밴드 이날치가 김민기 헌정음반을 위해 노래 <교대>를 프로덕션 하는 장면을 임민욱이 촬영하면서 이번 전시의 방법론이 착상되었다고 합니다. 70년대 말 공장의 불빛은 2만여 개의 비합법 카세트테이프로 복제되어 세상에 퍼져나갔습니다. 당시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낙심하지 말고 찬란한 내일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가자고 독려했던 공장의 불빛은 깜깜한 시대에 명멸하는 작은 별과도 같았습니다. 그 노래를 2021년 가을,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두 작가가 전시장 안에 풀어 놓았습니다. 다시, 이번 타이틀 매치는 교대 자체에 대한 노래라기보다는 교대 시간, 그 틈 사이에서 빛나는 별밤을 같이 기억하고자 청하는 돌림노래로 봐야 하겠습니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 팬데믹 한복판에서 활동의 장이 멀리 떨어져 있는 두 작가가 새 작품들을 제작하느라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작품 프로덕션을 위해 도움을 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및 김은솔, 김현철, 이웅빈, 정명우, 조지훈 프로덕션 어시스턴트에게 감사드립니다. 전시 기간 중 퍼포먼스를 통해 전시장을 또 다른 공연장으로 변모시켜주신 김현기 님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전시 도록을 위해 새 글을 기고해주신 곽영빈, 신예슬, 전강희, 최장현 님에게도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어느 전시에 관한 글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이번에는 유독 다중적인 전시의 레퍼런스 층위로 인해 오랜 기간 애써 주신 강유미 편집자, 들토끼들(여혜진, 여다함) 그래픽 디자이너에게도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교대 없이 끝까지 마무리하기까지 최선을 다한 유민경 학예연구사와 신아연, 박이주 코디네이터에게 감사와 축하를 드립니다.

<교대 ― 이 세상 어딘가에>
2021, 싱글 채널 비디오, 9분 22초, 흑백과 컬러, 사운드
글ㆍ노래 김민기, 안무 채희완

장영규가 소속된 밴드 이날치는 2021년 6월 발매된 음반 <아침이슬 50년, 김민기에 헌정하다>를 위해 김민기의 노래극 <공장의 불빛>중 한 곡 <교대>를 재해석해 연주하였다. <교대 ― 이 세상 어딘가에>는 임민욱이 그들의 녹음현장을 찾아가 촬영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여기에 <공장의 불빛> 시작 부분과 극 중 <교대>의 탈춤 안무가 나오는 장면, 임민욱이 직접 촬영한 탈춤 영상, 파운드 푸티지, 리서치 자료 등이 더해져 완성되었다.

김민기는 1978년 <공장의 불빛>을 카세트 테이프로 배포하며 B-side, 테이프 뒷면의 반주를 활용해 청취자 스스로의 “노래와 춤으로 재미있게 꾸밀 것”을 제안했다. 그에게 카세트 테이프의 B면은 관습적 형식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개방하면서 영원히 이질적인 것을 탄생시킬 수 있고, 부분적으로 해방될 수 있는 그늘과 같은 장소였다. 2021년 <교대 ― 이 세상 어딘가에>에 소개되어 편집되어 있는 <공장의 불빛>은 1979년 제일교회에서 촬영한, 현재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채희완 연출 공연 녹화본이다. 당대 집단 지성의 창작물로서, 연극과 노래, 탈춤 등이 장르 혼용적으로 펼쳐져 있는 작품이다. 그들은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에 대한 성찰을 모색하며 전통을 어떻게 새로운 창작물로 이어가고 전환 하는지를 고민했으며 이를 실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김민기의 노래극과 탈의 의미, 유튜브에 떠도는 수많은 ‘공장의 불빛’과 열화된 이미지들은 이렇게 자기조직화와 자기 파괴를 통해 현재의 실재적 힘을 갖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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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장의 불빛-교대   글ㆍ노래 김민기, 안무 채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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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장의 불빛-교대   글ㆍ노래 김민기, 안무 채희완